1. '내게 무해한 사람' 줄거리
최은영 작가의 『내게 무해한 사람』은 일상 속에서 상처받고, 또 상처를 주기도 하며 살아가는 인물들의 섬세한 감정선을 그려낸 단편 소설집입니다. 작품들은 대체로 평범한 사람들이 관계 속에서 느끼는 외로움, 죄책감, 사랑과 이별, 그리고 용서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데, 이 책의 중심 주제는 결국 '누군가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면서도 어쩔 수 없이 상처를 남기는 인간 존재의 아이러니를 포착하는 데 있습니다. 표제작 「내게 무해한 사람」은 친했던 친구와의 관계가 어긋나며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는 한 여성을 중심으로, 타인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려 했지만 결국 상처를 주고 말았던 과거를 고백하듯 담담하게 그려냅니다. 나머지 작품들 또한 성장 과정에서 겪는 오해와 후회, 그리고 가슴 아픈 화해의 순간들을 세밀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풀어내며, 독자들에게 누구나 상처 입히지 않고 살 수 없는 존재임을 인정하면서도 서로를 이해하려는 작은 노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진심을 담아 전합니다.
이 책은 주로 '상처를 주고받는 관계 속 인간의 연약함'을 깊이 있고 섬세하게 탐구합니다. 표제작 「내게 무해한 사람」에서는, 한때 서로에게 큰 위로가 되었던 두 여성이 시간이 흐르면서 서서히 어긋나고, 결국 상처를 남긴 채 멀어지는 과정을 담담한 시선으로 그립니다. 주인공 '진희'는 '혜원'이라는 친구에게 무심코 상처를 주었음을 뒤늦게 깨닫고 후회하지만, 그 거리감을 완전히 좁히지 못한 채 끝내 이별하게 됩니다. 이처럼 최은영은, 우리가 누구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고 살 수 없는 존재임을 인정하면서, 상처를 주었다는 사실을 안고 살아가는 인간의 복잡한 마음을 조용히 들여다봅니다. 다른 작품들인 「씬짜오, 씬짜오」, 「그 여름」, 「모래로 지은 집」 등에서도, 사랑, 우정, 가족 관계 속에서 겪는 미묘한 감정의 균열과 화해의 갈림길을 세심하게 포착합니다. 각 단편은 큰 사건 없이 조용히 흘러가지만, 그 속에는 잊히지 않는 순간들과 감정의 진폭이 깊숙이 자리잡아 있어, 읽는 이로 하여금 '내가 누군가에게 무해한 사람일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조심스럽게 던지게 만듭니다.
2. 작가 최은영
최은영(1984년생)은 섬세하고 깊이 있는 심리 묘사로 사랑받는 대한민국의 소설가입니다. 2013년 문학동네 신인상에 단편 〈쇼코의 미소〉가 당선되면서 데뷔했고, 이후 첫 소설집 《쇼코의 미소》로 큰 주목을 받으며 문단에 자리 잡았습니다. 두 번째 소설집 《내게 무해한 사람》(2018)은 인간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상처와 이해, 화해의 가능성을 조용하지만 진한 울림으로 풀어낸 작품입니다. 최은영은 특히 평범한 인물들의 미세한 감정 변화를 포착하는 데 탁월하며, 사회적 약자, 여성, 이방인 등 주변부 인물들의 이야기를 따뜻하고 치밀한 시선으로 그려냅니다. 그녀의 작품은 일상 속 소외와 고통을 섬세히 다루면서도 인간에 대한 신뢰를 잃지 않는 점에서 많은 독자들에게 깊은 공감을 얻고 있으며, 한국 현대 문학을 대표하는 젊은 작가 중 한 사람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3. 이 책의 시사점
최은영의 《내게 무해한 사람》은 인간관계에서 ‘상처를 주지 않는 존재’가 될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을 던집니다. 이 책은 일상 속에서 무심코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받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때때로 선의로 한 행동조차 타인에게 상처가 될 수 있음을 조용히 환기시킵니다. 따라서 이 작품은 진정한 이해와 배려란 무엇인지, 인간은 완전히 '무해'할 수 없는 존재임을 인정하는 것에서 관계의 성숙이 시작된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또한, 누구나 가해자와 피해자의 위치를 넘나들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며, 타인을 함부로 단죄하거나 쉽게 규정하는 것을 경계합니다. 결국 이 책은 우리가 관계 속에서 더 신중하고, 더 조심스럽게 살아야 함을, 그리고 상처를 피할 수 없을지라도 이해하고 사과하며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희망을 담고 있습니다.